휴전, 하지만 불확실한 것 투성
누구도 트럼프를 제지하지 못한 이유
미국 동부 시각으로 7일(화) 밤 8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cease-fire”를 통상 하는 대로 “휴전”으로 옮기긴 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워 폭격했고, 이에 대항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통행료를 징수하며 전 세계 경제의 핵심 공급망을 교란, 이른바 ‘경제적 무기화’에 돌입한 이란이 서로 무기를 거뒀다고 표현하는 게 얼마나 정확한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언론은 지난 부활절 주말 내내 F-15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실종된 조종사를 찾아낸 극적인 구조 작전을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여기에 가려진 끔찍한 사실은 이란과 레바논에서 무차별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숨진 수천 명에 이르는 민간인 희생자들입니다. 트럼프는 협상 내내 이란 전체를 초토화하겠다고 협박했고, 민간인 학살과 발전소, 교량 등 핵심 기간 시설을 전부 다 부숴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계획 자체가 전쟁 범죄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자국 시민 수만 명을 잔혹하게 학살한 독재 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전부 다 짐승”이라고 답했습니다.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저지른 테러 공격은 끔찍한 전쟁 범죄였습니다. 그렇다고 악마와 같은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식량과 물자를 다 끊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기아로 몰아넣고 병원과 학교를 폭격해 민간인을 살해한 네타냐후 정권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건 아닙니다. 네타냐후도 똑같이 전범 재판을 받아야 하는 범죄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란 정권이 아무리 극악무도한 독재 정권이라고 해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서 감행한 공격, 작전 중에는 전쟁 범죄로 분류될 만한 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우선 어젯밤 극적으로 타결된 협상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쨌든 2주라는 시간을 번 건 모두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협상의 내용, 범위, 합의한 조건을 두고도 곳곳에 이견이 도사리고 있어 협상은 언제든 어그러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어 ‘예스맨’으로 가득 채운 트럼프 행정부 국방·외교 참모진 안에서도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트럼프는 왜 이 조언을 무시했고, 참모들은 수렁에 빠질 게 자명해 보이는 이 전쟁을 왜 막지 못했는지 분석한 뉴욕타임스 피처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