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부신 친구 마르게리따 (2)
내 이탈리아어 선생님 / 한국어 학생의 난생 첫 한국 방문
마르게리따를 포함해 제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와서 보고 느낀 것들을 듣고 정리한, ‘언어 교환이 맺어준 인연’에 관한 두 번째 글입니다.
마르게리따와 내가 매주 일요일 언어 교환 줌 미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3년이 흘렀다. 그사이에 나는 여러 번 이탈리아를 다녀 올 기회가 있었지만, 마르게리따는 아직 한국에 가보지 못했다. 처음 만났을 때 고등학교 2학년이던 마르게리따는 이제는 수학을 전공하는 진지하고 멋진 대학생이 됐다.
지난봄에 서로 여름방학 때 무얼 할지 계획을 이야기하던 중 마르게리따가 내게 말했다. “잘하면 올여름에 드디어 한국에 가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버지가 8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학회에 논문 프로포절을 내셨는데, 그게 받아들여지면 가족 모두 일본이랑 한국에 2주 동안 여행하기로 했거든.”
그렇다. 8월에 서울에서 아주 큰 경제학회가 열렸는데, 경제학자인 마르게리따의 아버지가 서울 학회에 오게 되면 온 가족이 안 가 본 나라를 다 같이 여행하기로 한 모양이다. 서울에서 열린 학회는 The World Congress of the Econometric Society라는 학회로 5년에 한 번씩 전 세계 도시를 돌아가면서 열리는 아주 큰 경제학자들의 모임인데, 마침 그 학회가 올해 한국에서 열린 것이다. 몇 주 뒤에 마르게리따는 아버지가 제출한 논문이 받아들여졌다며 이번 여름 드디어 한국에 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마르게리따 가족은 이탈리아 밀라노를 출발해 먼저 도쿄에 간다. 도쿄에 이어 교토로 이동해 일본 여행을 마친 뒤 한국에 와서 서울에만 5박 6일을 머무는 일정이었다. 마르게리따의 한국행이 확정된 뒤 3주간 우리는 일요일마다 언어 공부는 잠시 미뤘다. 대신 나는 마르게리따에게 내가 아는 서울의 모든 숨은 명소, 맛집, 꿀팁들을 빠짐없이 전수했다. 그 전에 마르게리따한테 서울에 가면 뭐가 제일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야무진 마르게리따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답했다.
광장시장에 가서 떡볶이, 호떡, 십원빵, 수수부꾸미 먹기
궁궐 투어 패스(6,000원)로 덕수궁, 창덕궁, 덕수궁 방문하기
남산타워 올라가서 야경 보기
북한산 하이킹
한국 편의점 투어
나 역시 작년부터 서울에서 매년 여름 미국 대학에 있는 친구들을 초청해서 학회를 열고 있기도 하고, 요즘 한국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미국 친구들이나 지인 중에 자녀들이 한국에 가자고 성화(!)인데, 서울 가면 뭘 해야 하냐고 내게 묻는 이들도 꽤 많아졌다.
** 여담이지만, ‘케데헌’ 덕분에 특히 Z세대들한테 한국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첫손에 꼽는 나라가 됐는데, 때마침 큰 경제학회가 열려 마르게리따처럼 온 가족이 한국에 처음 와 본 사람이 꽤 많지 않았을까 싶다. 8월 날씨가 너무 무덥지 않았기를…
질문을 자주 받다 보니, 아예 내가 추천하는 먹을거리, 볼거리, 할 일, 꿀팁 등을 망라한 ‘유혜영의 서울 투어’ 파일을 하나 만들어 공유하게 됐다. 마르게리따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