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에서 온 편지

프린스턴에서 온 편지

"프롭 베팅을 금지하라"

MLB 선수 노조가 돈을 마다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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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근(아메리카노)
Nov 03, 2025
∙ Paid

프린스턴은 가을의 한가운데 있지만, ‘가을 야구’는 여기 미국에서도,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지난 주말에 모두 끝이 났습니다.

오늘 글의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동네 가을 풍경을 혼자 보기 아까워 “프린스턴에서 온 편지” 구독자분들과 나누려고 불쑥 집어넣었습니다:)

오늘은 스포츠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우선 빙그레 시절부터 35년 이글스 팬으로서 우승한 LG 트윈스에 축하를 건네며, 준우승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에게도 고생하셨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미국에 온 뒤로 거의 매년 한화가 8~9위로 내려가는 5월 중순 이후로는 한국 야구는 안 보게 됐었는데, 올해는 온 동네 나무들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질 때까지 야구를 볼 수 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제게는 서울에 사는 조카가 한 명 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는 학교 친구들과 축구, 야구 경기를 보러 몇 번 다녀오더니 아주 열정적인 스포츠팬이 됐는데, 아직 응원하는 팀이 없을 줄 알고 이글스 팬으로 꾀어보려다가 단칼에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대략 이런 대화… 이미 LG 팬이 된 조카였습니다. 보통 처음 입문하는 시점에 잘하는 팀에 마음이 가기도 하고, 친구 중에 LG 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일찌감치 세뇌(?) 작업을 해야 했는데, 제가 한발 늦었네요ㅠ

그런데 한화가 유일하게 승리한 한국시리즈 3차전이 끝나고 나서 동생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애가 아까 역전당할 때부터 엉엉 울고불고 난리네…” 스포츠를 별로 안 좋아하는 동생은 이해가 안 됐을 겁니다. 어렸을 적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습니다.

문자를 아직 길게 못 쓰는 조카라서 답이 짧지만, 영통으로 더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해리포터는 아직 펴 보지 않았고, 다음날 역전한 거로 풀어버린 것으로…

딱히 응원하는 팀 없이 중립적인 관점에서 본 메이저리그 야구 월드시리즈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작가가 욕먹는다”는 식상한 말이 꼭 들어맞는, 정말 극적인 명승부였죠. 가을 야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주말이지만, 사실 오늘은 경기에 대한 평가나 분석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대신 화려한 스포츠 세상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스포츠 베팅, 특히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주 전에 FBI가 NBA 현직 코치, 선수가 가담한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롭 베팅(prop bet)”이 무엇인지, 이게 왜 너무나 당연히 스포츠의 기본이어야 할 공정하고 정직한 경쟁(integrity)을 무너뜨리는 핵폭탄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츠 이야기지만, 2018년에 나온 대법원판결도 자세히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특히 “프린스턴에서 온 편지”에서 다루기 알맞은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리 제 의견을 서두에 밝혀두자면, 저는 “프롭 베팅은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 MLB 선수노조 토니 클락 사무총장과 생각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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