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 베팅을 금지하라"
MLB 선수 노조가 돈을 마다하는 이유
프린스턴은 가을의 한가운데 있지만, ‘가을 야구’는 여기 미국에서도,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지난 주말에 모두 끝이 났습니다.
오늘은 스포츠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우선 빙그레 시절부터 35년 이글스 팬으로서 우승한 LG 트윈스에 축하를 건네며, 준우승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에게도 고생하셨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미국에 온 뒤로 거의 매년 한화가 8~9위로 내려가는 5월 중순 이후로는 한국 야구는 안 보게 됐었는데, 올해는 온 동네 나무들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질 때까지 야구를 볼 수 있던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제게는 서울에 사는 조카가 한 명 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는 학교 친구들과 축구, 야구 경기를 보러 몇 번 다녀오더니 아주 열정적인 스포츠팬이 됐는데, 아직 응원하는 팀이 없을 줄 알고 이글스 팬으로 꾀어보려다가 단칼에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한화가 유일하게 승리한 한국시리즈 3차전이 끝나고 나서 동생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애가 아까 역전당할 때부터 엉엉 울고불고 난리네…” 스포츠를 별로 안 좋아하는 동생은 이해가 안 됐을 겁니다. 어렸을 적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습니다.
딱히 응원하는 팀 없이 중립적인 관점에서 본 메이저리그 야구 월드시리즈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작가가 욕먹는다”는 식상한 말이 꼭 들어맞는, 정말 극적인 명승부였죠. 가을 야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주말이지만, 사실 오늘은 경기에 대한 평가나 분석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대신 화려한 스포츠 세상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스포츠 베팅, 특히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주 전에 FBI가 NBA 현직 코치, 선수가 가담한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롭 베팅(prop bet)”이 무엇인지, 이게 왜 너무나 당연히 스포츠의 기본이어야 할 공정하고 정직한 경쟁(integrity)을 무너뜨리는 핵폭탄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츠 이야기지만, 2018년에 나온 대법원판결도 자세히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특히 “프린스턴에서 온 편지”에서 다루기 알맞은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리 제 의견을 서두에 밝혀두자면, 저는 “프롭 베팅은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 MLB 선수노조 토니 클락 사무총장과 생각이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