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알아가는 시간 “아메리카노”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매일 간추려 전해 드리는 주요 뉴스입니다.
아직 따로 의회 선거를 짚어보는 글을 다 쓰지 못한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 중요한 대통령 선거 외에도 의회 선거가 워싱턴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짚은 기사가 점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한 편을 골라 요약했습니다.
상원 금융위원회 민주당 간사 자리 노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오는 11월 선거에서 상원은 전체 의석의 1/3인 34석을 새로 뽑는다. 이 가운데 23석이 현재 민주당 또는 민주당과 정책을 같이하는 무소속 의원의 의석이라,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리가 많은’ 불리한 구도다. 실제로 선거가 끝나면 현재 민주당의 아슬아슬한 다수당 지위(51:49)가 반대로 뒤집히리라는 전망 (49:51)이 많다.
매사추세츠주의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도 이번 선거에 나서는데, 매사추세츠주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0에 가까운 파란 주(Blue State)이므로, 워런은 큰 이변이 없는 한 6년 더 상원의원 임기를 보장받는다. 그런데 다른 주 선거 결과가 워런이 상원에서 맡을 역할에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의 금융업계 규제 강화 역할
워런 의원은 금융업계에서 오랫동안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왔다. 특히 2010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안을 통해 소비자 금융보호국(CFPB, 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을 설립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 바로 워런이다. 이 법은 주택담보 대출,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과 같은 금융 산업에서 대형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를 감독해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워런이 상원 금융위원회의 민주당 간사가 되면, 이러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워런, 민주당 간사 될까?
현재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모든 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도 민주당이 맡는다. (반대로 공화당은 야당 간사가 가장 높은 자리.) 현재 금융위원회 위원장인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이 오하이오주 선거에 나서는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빨간 주(Red State)라서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 후보에게 패할 거란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지만, 브라운 의원이 선거에서 지면, 상원 금융위원장 자리는 워런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브라운 후보가 선거에서 지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 워런은 민주당 금융위원장 대신 민주당 간사가 된다. 간사는 물론 위원장보다 권한이 적지만, 여전히 금융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운 법을 마련하는 것보다도 정부 기관을 조사하거나 금융 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는 워런의 거취를 경계하고 있다고 기사들을 전한다.
워런의 최근 금융 업계 관련 행보
워런 의원은 최근 몇 주 동안 캐피털 원(Capital One) 은행의 디스커버 은행(Discover Financial Services) 인수에 대한 더 엄격한 검토를 지지했으며, 은행업계가 레드라이닝(redlining,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대출, 보험, 주택 구입 등 금융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던 관행) 규제를 수정하고 약화하려는 소송을 준비하자,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벤모(Venmo)와 같은 디지털 결제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오도할 수 있는 문제에 관해서도 연방 규제 기관에 문의했다.야당 간사의 권한: 조사와 감독을 통한 영향력 행사
워런이 상원 금융위원회 간사가 되면, 직접적인 규제 관련 법안을 입법하는 것보다 금융 업계에 대한 광범위한 감독과 조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상원에서 법안에 대한 찬반 투표는 과반 의석만 있으면 통과할 수 있다. 물론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절대다수 의석은 60석인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도, 공화당도 60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없다. 어쨌든 금융위원장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금융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감독과 조사를 추진할 수 있으므로, 월스트리트는 워런이 민주당 간사가 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암호화폐 규제
워런은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장해 왔다. 워런은 공개기업이 보유한 고객의 디지털 자산을 회계 장부에 포함하도록 요구한 SEC의 지침을 지지했으며, 공화당 의원은 물론이고, 이 지침에 반대하는 민주당 동료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워런은 암호화폐 규제 문제에서 당내에서도 고립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상원 금융위원장은 누가 될까?
11월 선거에서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이 패배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경우, 상원 금융위원장은 공화당 의원 중에 나온다. 누가 유력한지는 아직 파악하기 어렵지만, 누가 되든 공화당은 일반적으로 금융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므로, 월스트리트와 은행 업계는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을 잃더라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상정할 경우에는 필리버스터를 발동해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으므로, 민주당은 여전히 어느 정도 협상력을 유지하게 된다.다른 위원회의 변화
워런 의원이 속한 금융위원회 외에도,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민주, 코네티컷, 임기 2028까지)이 상원 보훈위원장 또는 민주당 간사가 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의 리더는 존 테스터 의원인데, 이번에 브라운 의원과 마찬가지로 보수 성향이 강한 몬태나주에서 4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 테스터 의원이 낙선하면, 보훈위원회 서열 2위인 블루멘탈 의원이 민주당의 보훈 정책을 맡게 된다. 블루멘탈은 과거 코네티컷주 법무장관으로서 담배 회사와 싸우고 아동 온라인 보호를 강화한 경험이 있으며, 보훈 문제에 있어서도 강력한 감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