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에서 온 편지

프린스턴에서 온 편지

의회는 왜 민심을 외면할까? (1)

"전쟁범죄에 동참 말자"는 샌더스의 결의안 좌초시킨 상원

송인근(아메리카노)'s avatar
송인근(아메리카노)
Apr 17, 2026
∙ Paid

앤디 김 의원의 대담 글을 쓰다가 또 하나 흥미로운 샛길이 보여서 자꾸 딴 데로 새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글 타래를 새로 열었습니다. 제목에 쓴 “의회는 왜 민심을 반영해 투표하지 않는가? (로비 단체의 입김에 휘둘려 민심을 거스르더라도 돈을 따르는 걸까?)”는 질문은 제가 늘 품고 있는 궁금증이자, 로비 전문가가 사는 저희 집에서도 사안이 있을 때마다 토론이 벌어지는 주제인데, 이에 관해 참고할 만한 투표가 지난 15일, 상원에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의정 활동) 의원이 이스라엘에 불도저 등 중장비를 지원하지 말자는 결의안과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지 말자는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이 안건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좌초됐습니다. 공화당이 100석 가운데 53석으로 다수당인 상원에서 민주당, 그것도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샌더스가 발의한 법안이 부결된 것 자체는 대단한 뉴스가 아닐 겁니다. 그러나 대다수 미국인이 반대하는 전쟁을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과 당혹스러움을 넘어 분노하는 미국인이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꿈쩍하지 않는 의회의 모습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의회는 역시 민심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하지만 또 간과해선 안 되는, 어쩌면 더 중요한 사실은 결의안의 실제 투표 결과입니다. 통과 여부만 놓고 보면 절망스러울 수 있지만, 36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데 미국산 무기를 쓰는 건 잘못됐다”며 샌더스 의원이 낸 결의안에 찬성했습니다. 100명 중에 고작 1/3이 좀 넘는 숫자, 게다가 트럼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야당 민주당 의원 47명 가운데서도 36명에 그쳤다는 게 물론 아쉽다고 할 수 있는 수치지만, 1년 전 비슷한 결의안을 냈을 때 불과 15명이 찬성한 것보다 240%나 늘어난 결과입니다.

미국인들이 지금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왜 이렇게 굼뜬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부분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두루 생각해 보겠습니다.

** 정치인은 무엇을 해야 하고, 지금 어떤 시대에 어떤 종류의 자질과 덕목, 혜안이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앤디 김 의원이 대담에서 한 말을 같이 곱씹어보며 다음 글에 제 생각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User's avatar

Continue reading this post for free, courtesy of 송인근(아메리카노).

Or purchase a paid subscription.
© 2026 Inkeun Song (AmericaKnow) · Privacy ∙ Terms ∙ Collection notice
Start your SubstackGet the app
Substack is the home for great culture